<네이버 서치 어드바이저> <네이버 서치 어드바이저 끝> 사이더 하우스(Cider House Rules, 1998)

죽기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8편

사이더 하우스(Cider House Rules, 1998)

진영갈매기 2020. 12. 5. 13:13

 

1.  사이더 하우스의 주제

영화 사이더 하우스의 주제는 다양하고 묵직합니다. 그러나 너무 걱정하지는 마십시오.

일단 무척 재미있습니다. 재미있으면서도 깊은 감동이 가슴 저 아래에서부터 북받쳐 올라오는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아마 우리는 좀 더 괜찮은 인간이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좋은 영화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겠죠.

 

첫째, 이 영화는 여성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 문제는 낙태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둘째, 이 영화는 고아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셋째, 이 영화는 소년의 성장/정체성의 확립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넷째, 영화는 흑백 인종의 문제와 근친상간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다섯째, 이 영화는 규칙 혹은 삶의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여기서 규칙은 좁게는 가정의 규율, 넓게는 국가의 헌법/법률과 같은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종교 문제도 다루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어떤 분인지? 누가 하느님 앞에 설 때 가장 떳떳할 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2. 인권: 여성, 낙태, 고아

19432차 대전이 한창일 때 미국 뉴잉글랜드 메인주의 고아원에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윌버 라치(마이클 케인 Michael Caine)

1) 윌버 라치

윌버 라치(마이클 케인 Michael Caine) 박사는 세인트 클라우즈 고아원의 원장이며 의사입니다.

의사 라치는 원하지 않는 아이를 가진 여자들이 찾아오면 아이를 낳게 해줍니다. 아이를 데려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면, 거두어 키우고 입양을 시켜줍니다. 출산 여부는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임산부가 원하면 낙태도 해줍니다. 물론 출산도 낙태도 전부 무료입니다.

 

 

당시는 서슬 퍼런 낙태금지법이 발효되던 시기입니다. 그 시절에는 출산은 주님의 일이며 낙태는 악마의 일이라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그는 낙태 역시 주님의 일이라고 주장합니다.

 

2) 호머 웰즈

 

 

고아이며 라치에게 의료기술을 배우고 있는 호머 웰즈(토비 맥과이어 Tobey Maguire)는 라치에게는 아들 같은 존재입니다.

 

 

호머와 라치

 

그러나 낙태 문제에 대해서는 호머는 멘토인 라치와 의견을 달리합니다. 그는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하며 절대로 낙태 수술을 하지 않습니다.

 

3) 캔디 켄달

고아원에 캔디 켄달(샤를리즈 테론 Charlize Theron) 남자친구 윌리와 함께 중절 수술을 하러 왔습니다.

 

캔디와 윌리

 

늘 고아원 바깥의 세상이 궁금하던 호머는 윌리의 차를 얻어타고 고아원을 떠나게 됩니다.

호머는 윌리의 주선으로 사과농장에서 일하게 됩니다.

라치가 과수원에서 일하는 호머에게 진료 가방을 보냅니다. 천직을 잃지 말라는 뜻이겠죠.

 

진료가방

4) 낙태 수술

과수원에서 한 노동자가 자기의 15살 난 딸을 임신시키는 일이 벌어집니다. 호머는 고민 끝에 그 아이의 소원대로 처음으로 낙태 수술을 해줍니다.

 

낙태수술

 

이때 호머는, 라치가 왜 원치 않는 아이를 가진 여성과 버려진 아기들을 구제하는 삶을 고집했는지를, 비로소 이해하게 됩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진 것이겠죠.

 

사이더 하우스 감독

 

 

사이더 하우스 원작

 

사이더 하우스 원작자 존 어빙

 

3. 자기 정체성의 확립

호머는 캔디의 남자친구 윌리가 군대 간 사이에 그녀와 깊은 사이가 됩니다. 월리가 전쟁에서 하반신 마비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호머는 심한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의사 라치가 에테르를 흡입하다가 실수를 해서 죽습니다. 자기의 소명을 깨달은 호머는 라치의 죽음에 대한 소식을 듣고 고아원으로 돌아갑니다.

 

라치의 죽음

 

영화는 소년 시절에 집을 떠나 갖은 모험을 다 한 후 제대로 된 인간이 되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영웅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기도 합니다. 호머는 찰스 디킨즈 소설의 주인공들과도 그 궤적이 비슷합니다.

 

4. 리뷰

여기서부터는 영화 다시 보기입니다.

사이더 하우스는 크게 두 가지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하나는 인권 문제입니다. 그것도 여성의 인권 문제! 감독은 그 문제를 낙태고아라는 두 가지에 특정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주인공의 자기 정체성 찾기입니다.

이 두 가지 문제는 영화 속에서 끊임없이 규칙 혹은 삶의 문제와 엮입니다.

 

고아원으로 가는 기차역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관통하는 대주제는 규칙의 문제가 됩니다.

그것은 영화의 제목이 'Cider House Rules(사과쥬스 작업장의 규칙)'인 것을 보고도 알 수 있습니다.

 

의사 라치의 규칙은 지금 이곳에서 사람들이 행복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규칙이 만약 사람들, 특히 사회적 약자 위에 군림한다면, 그 규칙은 지킬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Hero, 즉 주인공은 현실과 유리된 말의 규칙이 아니라 실제적인 삶의 규칙을 지키는 사람임을 알 수 있습니다.

 

계절 노동자의 책임자 로즈는 자신의 친딸을 임신시킴으로써 딸을 불행하게 만듭니다. 호머와 캔디도 불륜'을 범해 월리를 슬프게 만듭니다. 이는 자기를 믿는 사람을 배반하는 것이며 삶의 규칙을 정면으로 기만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의사 라치가 호머를 위해, 정확하게 말하면 호머가 고아원에서 불쌍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학교 졸업장과 의사 면허증을 위조하는 것을 보면서 일면 유쾌하면서 마음이 아주 따듯해집니다. 왜 그럴까요? 대답은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라치는 윤리와 도덕의 외피를 쓰고 있는 종교의 지도자들이 출산은 주님의 일이며 낙태는 악마의 일이라 외칠 때, 그는 낙태야말로 주님의 일이라고 고집스럽게 주장하면서 기성 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합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라치가 인간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실수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흠투성이의 사회적 약자들을,……

 

이 영화는 좁게는 삶의 규칙을 어기고 부끄러운 줄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이며,

넓게는 고통받는 민중들의 삶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윤리 도덕 제도 종교 국가에 대한 반기이며.

좁게는 머리로만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행동에 옮기지 않는 윤리 도덕 제도 종교 국가의 그 잘난 인간들에 대한 경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