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맞이하여, ㅎ! 돌아가신 부친이 부자인 아들의 제사상이 아니라 가난한 아들의 시래기죽으로 차린 제사상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옛날 어떤 곳에 산 하나를 사이에 두고 동쪽과 서쪽에 두 형제가 살고 있었습니다. 동쪽 마을에 사는 형은 송곳 하나 꽂을 땅도 없이 가난했습니다. 그러나 서쪽 마을에 있는 동생은 부잣집으로 장가를 가서 인근에서 제일가는 부자로 떵떵거리고 살았습니다. 때는 조선 시대라 제사를 반드시 큰아들이 책임져야 하는 시절이었습니다. 잘사는 동생을 두고 못사는 형이 제사를 지낸다는 것은 썩 유쾌한 일은 아니었습니다마는, 나라의 법도가 그런 것을 어쩌겠습니까? 없는 집일수록 제사가 자주 돌아오는 것일까요. 가난한 형님 내외는 한 달이 멀다 하고 찾아오는 제사의 제수 마련하느라, 일 년을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