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산골 마을에 시아버지와 시어머니, 아들하고 갓 시집온 며느리가 오손도손 사이좋게 살고 있었습니다. 두 늙은이는 아들 하나만 데리고 적적하게 살다가 남의 집 딸을 데려다가 내 며느리를 삼으니 친딸처럼 여겨져서 며느리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아니하였습니다. 품성 좋은 며느리도 역시 노부부를 시부모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친부모로 생각하며 잘 모셨습니다. 그런데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나 할까요? 며느리 본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정이 막 새록새록 돋아나려 할 때 시어머니가 병이 덜컥 들었습니다. 그러더니 미처 손써볼 겨를도 없이 세상을 뜨고 말았습니다. 옛말에 ‘며느리 들어 삼 년이 중하다’는 말이 있는데, 며느리 들자 시어머니가 세상을 뜨는 변고가 생기니, ‘제 탓인가?’ 여겨, 며느리는 그만 몸 둘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