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현풍 곽씨(玄風郭氏) 문중에 한 노총각이 있었다. 부모 대에 집안이 망한 곽 총각은 어쩔 수 없이 외삼촌 집에 얹혀서 살게 되었다. 곽 씨는 사랑방을 청소하고, 요강을 비우는 등 허드렛 일을 하며 눈칫밥 얻어먹기를 한 삼 년 했는데, 하루는 외삼촌이 어떤 손님을 데리고 왔다. 그 손님은 관상을 잘 보기로 소문난 사람이었는데, 곽 씨를 유심히 쳐다보더니, 이 집에 와 있는 연유를 묻는 것이었다. 그래서, 돈도 집도 아내도 없어서 외삼촌 집에서 식객으로 산다고 대답했다. 그 말을 들은 관상가는 외삼촌에게, 저렇게 훌륭한 사람을 사랑채에 처박아두고 어찌 썩히고 있느냐며, 깨끗한 옷과 하루 쓸 노잣돈만 주어서 밖으로 내보내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들은 곽 총각은 속으로 ‘외삼촌이 사람을 시켜,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