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날 오후 길 가던 스님이 원두막에서 소나기를 피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김을 매고 돌아가던 농부 내외도 비를 피해 원두막으로 왔습니다. 조금 있으니 지나가던 나그네도 원두막으로 왔습니다. 비 그치기를 기다리기가 지루했던지 농부 내외와 나그네가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농부가 말했습니다. “우리 마을의 철수네는 집안에 우환이 그칠 새가 없어요. 철수 어머니는 자기가 전생에 지은 업이 많아서 그렇다고 유명한 도사에게 부탁해서 업장소멸 100일 기도를 한다네요” 듣고 있던 나그네도 맞장구를 쳤습니다. “나는 평생 하는 일마다 실패를 했어요. 그래서 점집에 찾아갔더니 전생의 업이 두터워서 그렇다고 업장소멸 굿을 하라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동생 집에 돈을 빌리러 가는 중입니다.” 스님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