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조선 정조대왕 시절에 경상도 양산 통도사에는 원광(元光)이라는 훌륭한 법사가 한 분 계셨다. 그 스님은 핏덩이일 때 누군가 불쌍한 중생이 버리고 간 아이였다. 이십여 년도 훨씬 전에 있었던 일이다. 새벽예불을 하기 전 목탁을 치면서 도량(道場)을 돌고 있던 기도 스님이, 갑자기 어디에선가 갓난아이 울음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다. 스님은 목탁 치는 것을 중단하고, 어디서 나는 소리인가? 하고 귀를 기울여서 가만히 들어보았다. 아무래도 일주문 근처인 것 같았다. 급하게 가보니 아이가 포대기에 둘러싸인 채 울고 있었다. 절 앞에 아이를 두었으니 기막힌 사정이 있었던 것이겠지.…… 옛날부터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붙들지 않는 것이 절집의 불문율이라, 기도 스님은 관세음보살의 뜻이거니 하였다. 이것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