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시대 몽골군이 끊임없이 우리 민족을 괴롭히던 때에 있었던 일입니다. 섬진강 인근에 감 동석이라는 이름을 가진 젊은 농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혼인한 지 채 1년도 안 되는 새신랑이었는데, 그만 전쟁에 징발되어 싸움터에 나갔다가, 운이 나쁘게도 몽골군의 포로가 되고 말았습니다. 동석은 압록강을 건너 멀고 먼 만주 땅 심양(瀋陽)으로 끌려가서는 그곳에 세워진 고려인 노예시장(奴隸市場)에서 농장주에게 팔려서는 이름도 모르는 낯선 오지로 끌려갔습니다. 동석은 여름에 덥고 겨울에는 매섭게 추운 만주 하얼빈 근처의 농장에 갇혀 살면서 심한 노역을 하게 되었는데, 어느덧 6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강물처럼 지나갔습니다. 아내는 어떻게 지내는지?,…… 부모님은 잘 계시는지?,…… 섬진강 강물은 잘 흐르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