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서치 어드바이저> <네이버 서치 어드바이저 끝>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Driving Miss Daisy, 1989)

죽기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8편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Driving Miss Daisy, 1989)

진영갈매기 2020. 12. 5. 12:40

 

드라이빙 미스데이지, 포스터

1. 성별, 인종, 신분을 뛰어넘는 평생에 걸친 우정을 그린 영화

영화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의 감독은 브루스 베리스퍼드입니다.

앨프레드 어리가 자기의 1988년 퓰리처상 수상 동명 희곡을 영화로 각색했습니다.

 

영화는 1990년 아카데미 작품상 외에 여우주연상, 분장상, 각색상을 받았습니다.

그 밖에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미술상, 의상상, 편집상에도 후보로 지명되었습니다.

 

각본상이 아니라 각색상인 이유는 원작이 희곡이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는 감독이 감독상 후보에 오르지도 못하고 작품상을 받은 아주 드문 경우에 속한다고 들었습니다.

 

 

여자 주인공. 젊은 시절의 재시카 탠디

 

여우주연상을 받은 제시카 탠디(1909~1994)는 수상 당시 81세로 역대 여우주연상 수상자 가운데 최고령이었습니다.

역대 최고령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은 비기너스(Beginners)82세에 수상한 크리스토퍼 플러머(Christopher Plummer, 1929~ )입니다.

 

 

연극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우리나라에서는 손숙과 신구를 앙상블로 해서 2010<드라이빙 미스 데이지>를 연극무대에 올렸습니다. 신구는 이 작품으로 2010년 대한민국연극대상 연기상을 받았습니다.

 

2. 이야기의 전개

영화는 1948년과 1973년 사이의 미국 남부 조지아주 애틀랜타가 배경입니다.

까탈스럽고 고집 센 전직 교사 데이지(72)는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후진 중 실수로 사고를 냅니다.

이에 놀란 아들 불리는 흑인 운전기사 호크(60)를 고용합니다.

 

 

운전하다가 연못에 차를 빠뜨린 데이지여사

 

흑인에 대한 편견이 있는 데이지는 일방적으로 호크를 무시하지만, 호크는 냉대와 무시를 무릅쓰고 친절한 미소를 잃지 않으며 진실하게 데이지를 보살핍니다.

여러 가지 사건들을 겪으면서 두 사람은 점차 교분을 쌓아가고 마침내 데이지는 호크를 조금씩 친구로 받아들입니다.

 

그렇게 25년이 지나고 치매에 걸린 데이지는 양로원으로 들어갑니다.

호크 역시 나이가 많아 더는 운전 할 수 없지만 두 사람의 우정은 여전합니다.

생의 마지막 길에 친구가 된 호크에게 데이지는 친아들 불리보다 더 강한 신뢰를 보냅니다.

 

남자 주인공 모건 프리먼. <쇼생크 탈출>에서의 그의 연기는 눈부셨다

3. 리뷰

저는 이 영화를 여러 번 봤습니다.

볼 때마다 참 잘 만든 영화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삶이 힘들 때마다 용기를 주는 영화입니다.

 

그런데 보면서 의문이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조그맣게 그리고 점점 의문이 커졌습니다.

그것을 저는 관계’, ‘우정’, ‘인종이라는 세 단어로 정리해봤습니다.

 

이 세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의미는 서로 같기도 다르기도 합니다.

 

1). 관계

마님은 운전사가 필요하고 저는 일자리가 필요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저는 호크의 말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점차 상황을 받아들이고 서투르나마 함께 사는 법을 두 사람은 배웁니다.

그렇지만 이 관계는 흑인 호크의 무한한 인내를 통해서만 유지됩니다.

 

 

불편하지만 조금씩 같이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두 사람

 

 

시간이 흐르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천천히 수직에서 수평으로 바뀝니다.

더하여 데이지는 자기도 모르게 호크에게 의지하게 됩니다.

물론 그녀는 인정하지 않지만요.

 

영화는 선량하지만 자기가 처한 경계를 뛰어넘기 어려운 사람이 오랜 관계 맺음을 통하여 계급의 경계를 넘어서는 것에 대하여 찬찬히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가정부가 아이델라가 죽은 후 그 큰 저택에서 따로 식사를 따로 합니다.

아무리 친해도 통하는 것과 통하지 않는 것이 있는 법이죠.

 

계급의 경계를 넘어서서는 안 되는 것이니까요.

그렇다면 먼저 계급의 경계를 뛰어넘어야 비로소 진정한 관계 맺음이 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 우정

 

 

당신은 가장 좋은 친구예요.”

치매에 걸린 상태에서 데이지가 진심을 토로합니다.

 

마침내 두 사람은 계급과 신분 그리고 종교의 차이를 초월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말을 듣기까지 호크는 얼마나 오랫동안 헌신적으로 일했을까요.

영화에서 폭설로 애틀란타 전체에 전기가 나가고 거리가 막혔을 때도 호크는 출근합니다.

우정은 그러한 희생의 결과일 것입니다.

 

 

양로원을 찾아온 아들과 호크 

 

호크는 날 보러왔지 널 보러온 게 아냐.”

영화 마지막에 나름 꾀를 서서 친아들 불리를 쫓아낼 때 양로원에서 데이지가 하는 말입니다.

 

다른 생각을 해봅니다.

데이지의 우정은 진정한 것일까요?

호크의 오랜 봉사와 인내에 대하여 주인으로서 은총을 내린 것은 아닐까요.

 

아니라고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자꾸 그런 생각이 듭니다.

25년의 오랜 봉사와 헌신호크는 날 보러왔지 널 보러온 게 아냐.” 라는 한 문장의 말둘의 무게를 재고 싶군요.

 

3). 인종

 

하이, 보이젊은 경찰관이 늙은 호크를 애야! 하고 부릅니다.

늙은 검둥이와 유대인 할멈!” 경찰관은 차를 타고 떠나는 데이지와 호크를 향하려 해롱거립니다.

 

데이지는 백인 경찰들이 호크를 함부로 하는 광경을 목격하면서도 정작 유대인인 자신도 똑같이 취급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물론 데이지는 생리작용까지 일일이 허락을 받아야 하는 호크의 심정은 당연히 모릅니다.

참다 못해 호크가 속마음을 토로하기까지는.

 

물론 조금씩 관계가 변할 조짐은 보입니다.

데이지가 마틴 루서 킹을 초청한 파티에 참여하고 연설을 듣는 것은 당시 남부 조지아주의 상황을 생각하면 용기 있는 행위입니다.

 

 

 데이지는 아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연설회 만찬장에 참석하여 현장에서 직접 듣는다. 그렇지만 흑인인 호크는 차 안에서 듣는다.

 

영화는 비평서나 논문이 아닙니다.

그러나 흑백을 뛰어넘어 인종 문제 전체를 놓고 본다면 이 영화는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가 없습니다.

 

두 사람 사이의 관계와 우정도 어느 정도 수긍되는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계급과 계급 사이의 관계는 이 영화처럼 얼버무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물론 흑백 문제를 해결하는. 혹은 흑백이 공존하는 가능성에 대해서 본다면 이 영화가 추구하는 방법도 여러 방법 가운데 하나가 될 수는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본 흑인들의 생각을 알고 싶습니다.

과연 따뜻하고 좋은 영화라고 생각할까?

 

백인들의 자기만족이나 자기향유 라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궁금합니다.

 

 

파이를 떠 먹여주는 호크

 

호크가 마지막에 데이지에게 파이를 먹여주는 것을 보고 흑인들은 뭐라고 할까요?

그것도 무척 궁금합니다.

 

요즈음 넷플릭스에서 이 영화를 계속 띄우더군요. 

그래서,…… 같이 생각해봤습니다.

우리 안에도 인종문제 비슷한 것이 있죠.

다문화 가족 문제, 지역 문제, 남북문제, 부의 세습문제, 성적 정체성 문제 등등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겨운 '코로나 문제',

이 문제들은 색깔도, 모습도, 우리에게 다가오는 방법도 다릅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과 식()을 자극해서 상대를 할퀴거나 입에서 독을 품어내게 만듭니다.

그래서 상대도, 우리도 불행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