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 불영사(佛影寺)의 백극재 환생전기(還生殿記)] 김홍도 옛날 옛적에 백극재白克齋라는 젊은 한량이 살았습니다. 그는 친구들과 더불어 바깥을 쏘다니며 놀기만 좋아할 뿐 집안 살림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아내 이 씨가 바느질 품, 빨래품을 팔아서 겨우 생계를 이어나갔습니다. 부인의 친정은 내로라하는 부자였습니다만 이 씨는 그쪽으로는 고개도 돌리지 않았습니다. 빨래터 바느질 품 가장이 있어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니, 지붕의 초가를 몇 년이나 잇지 못해 낮에는 해가 밤에는 달과 별이 그대로 보였습니다. 그녀는 새벽에 일어나면 집 뒤쪽 대나무 숲 뒤에 자리한 샘터에 가서는 첫물을 떠 와서 백자에 담았습니다. 그런 다음 소반 위에 백자에 담은 청수(淸水)를 놓고는 간절하게 부처님에 기도하였습니다. 부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