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백거이(白居易, 樂天, 772~846)는 주지하다시피 이백(李白), 두보(杜甫), 한유(韓愈)와 더불어 ‘이두한백(李杜韓白)’으로 불리는 중국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천재 시인이다. 그가 한번은 지방에 관직을 맡게 되었다. 마침 그 고장은 고승인 조과도림(鳥窠道林, 741~824)선사가 살고 있었다. 불교에 조예가 깊었던 그는 부임하자마자 도림 선사를 찾아가 단도직입적으로 질문했다. “어떤 것이 불법의 뜻입니까?” “모든 악을 짓지 말고 뭇 선을 받들어 행하라.” “세 살짜리 아기도 그건 알겠습니다.” “세 살짜리 아기도 말은 할 수 있으나, 팔십이 된 노인도 행하기는 어렵다.” 말끝에 백거이는 절을 하고 물러났다. 위의 대화는 불교가 실천의 종교임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다. 즉 삶의 진정한 가치는 아..